2021년 청명 한식 _ 재미있는 이야기

천지가 상쾌하고 맑은 기운이 가득 차는 절기 "청명". 말 그대로 한 해 가운데 '물이 가장 맑을 때'이자 하늘도 맑고 날씨도 좋은 그야말로 가장 봄다운 절기입니다. '청명'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때로는 '한식'과 같은 날입니다. 게다가, 현재의 '식목일'과도 대부분 같은 날입니다. 

 

청명은 24절기 중에 다섯 번째 절기, 한식은 4대 명절 중에 하나

청명, 한식이 날짜가 거의 겹치다 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청명" 은 '24절기' 중에 봄의 절기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식" 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전통 4대 명절 중의 하나이며,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입니다.

 

 

임금님이 불을 하사하는 날

임금이 살고 있는 궁궐에서는 청명날 무엇을 했을까요? 임금은 청명 날 일으킨 불을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하사하는 '사화'를 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신성시 여기는 나무였던 '버드나무'와 '느릅나무'에만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밧줄을 꿰었습니다. 그런 다음 여러 사람이 양쪽에서 당겼다 늦추었다 하면서 비벼서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불이 발생하면 얼른 신하들은 임금에게 불을 바쳤습니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60 고을의 수령들에게 모두 나눠주라고 명하였습니다. 이렇게 청명 날 일으킨 불을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사화' 또는 '개화'라고 하였습니다. 

 

각 고을 수령들은 청명 날 임금으로부터 받은 불을 한식날까지 잘 간직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식날이 되면 백성들에게 이 불을 나눠주면서 '내년 청명 날까지 이 불씨를 꺼뜨리지 말고 잘 간직'하라고 당부를 하였습니다.

 

한편, 이 불을 받기 전날에 모든 백성들은 한 해 동안 잘 간직해온 불을 모두 껐습니다. 그래서 임금이 주는 새로운 불을 받기 전까지는 아궁이에 불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한식날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처럼 청명은 신성한 불을 일으키는 날이었고, 한식은 이 새 불을 온 백성이 나누어 가지는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임금을 비롯한 왕족들은 청명 날에 아주 특별한 제사를 지냈습니다. 역대 임금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종묘에서는 자주 제사를 지냈지만, 종묘에 모시지 않은 왕족들에게는 청명 날에 모두 한꺼번에 제사를 지냈습니다. 종묘에 모시지 않은 왕들이란, 세자의 신분으로 죽은 분, 후궁, 왕족이지만 정식으로 제사상을 받지 못하는 분 등입니다. 청명 날에는 이런 분들을 위해 큰제사를 지냈습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이 말은 죽은 나무를 꽂아도 싹이 날 만큼 자연의 생명력이 왕성한 때라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이 시기에 농가에 서는 봄 준비와 씨앗 뿌리기 나무 심기 등 농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합니다.

 

 

내 나무 풍습

청명은 날이 풀리고 화창하여 일 년 중 나무 심기에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 날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무를 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내 나무 풍습'이라고 합니다. 흔히 남자는 '소나무'를 심고, 여자는 '오동나무'를 심었습니다.

 

조상의 묘를 돌보다.

현대인들은 많이 바쁘게 보내다 보니 설날과 추석 전 후로 1년에 한두 번 성묘를 하지만, 옛 선조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성묘를 했습니다. 여름에는 단옷날에, 가을에는 추석, 겨울에는 음력 10월 초하룻날, 그리고 봄에는 청명 날이나 한식날에 성묘를 했습니다. 

 

답청 놀이 가자.

청명 무렵에는 교외 지역을 산책하며 봄놀이를 즐기기 좋은 때입니다. 그래서 '푸른 풀을 밟는다'는 뜻의 답청 놀이를 즐기던 풍류가 있었습니다. 답청 놀이는 봄이 되면 들과 산 계곡으로 나가 자리를 마련하고 악기로 흥을 돋우면서 봄을 즐겼던 놀이입니다.

 

청명주

청명에는 '청명주'를 마셨습니다. 청명주는 단맛이 좋아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술이었습니다. 청명주는 조선시대 한강 상류의 범선 집결지인 충주 지역을 오가던 과객들이 마시며 유행을 했습니다. 겨울 내내 운행을 멈추었던 배를 청명이 되면 다시 배를 운행하였습니다. 배를 운행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은 뱃길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별신제를 올렸고 그때 제주로 사용하던 술이 바로 청명주입니다. 뿐만 아니라, 옛 사대부가의 손님 접대용은 물론 명절과 기일에 사용했으며, 궁중에 진상도 하였습니다. 청명주는 현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청명 절기 현상

•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합니다.
• 제비, 호랑지빠귀가 찾아옵니다.
• 벚꽃이 만개하고 온산에 녹색 푸르름이 가득해집니다.

 

썸네일-파란-하늘-들판

 

절기 속담

• 청명 무렵에는 비가 잦다.
•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 청명 한식에는 아무 데나 아무 나무를 심어도 산다.
•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한식과 천명은 하루 차이라 생긴 속담)

 

중국 '개자추'의 전설에서 유래한 한식

중국에서는 '문공'이라는 왕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개자추'라는 사람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한식날 찬밥을 먹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과거에 '개자추'는 '문공'왕이 굶주리고 있을 때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서 바쳤던 충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차후에 '문공'왕이 충신들을 포상할 때 '개자추'를 제외시키자 '개자추'는 수치심과 '문공'왕에 대한 실망감으로 산속에 들어가 숨어 살게 되었습니다.

 

'문공'은 이런 개자추를 산에서 내려오게 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습니다. 문공은 개자추가 불을 지르면 산에서 내려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개자추는 산에서 내려오지 않고 죽음을 택했습니다. 개자추가 죽은 날이 바로 한식날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날 개자추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불을 지피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다고 합니다. 한식은 '찬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봄 다운 봄 청명

겨우내 죽은 듯 보이던 나무에서 꽃이 피고 안보이던 곤충과 새들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생명력을 힘차게 분출하기 시작하는 늦봄 청명. 온 천지에 새로운 생명력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이 설렘이 여러분 모두에게 올해 마지막까지 하루하루 좋은 일 생길 것이라는 희망의 설렘으로 쭉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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